아침이 되어도 동주는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송장처럼 그는 움직일 줄을 모르는 것이다. 그만큼 그의 몸은 지칠대로 지쳐버린 것이다. 몸 뿐이 아니다. 마음도 곤비할 대로 곤비해 있었다. 심신이 걸레조각처럼 되는 대로 방안 구석에 놓여져 있는 것이다. 걸레조각처럼!
이미 싸늘하게 식은 소녀의 손을 동주는 쥐어보았다. 그리고 잠시 고요한 얼굴을 들여보다가 그는 왈칵 시체를 끌어안았다. 자기의 입술을 순이의 얼굴로 가져갔다. 인제는 순이가 아니다. 주검이었다. 동주는 주검에 키스를 보내는 것이었다. 주검 위에 무엇이 떨어졌다. 눈물이었다. 섧지도 않은데 눈물이 쏟아지는 것이었다. 자기는 분명히 지금도 살아 있다고 동주는 의식했다. 살아 있으니까 죽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것만은 자기가 확신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장래’라고 생각하며 동주는 주검의 얼굴 위에 또 한번 입술을 가져가는 것이었다.
본문내용 949년 <공휴일>로 문단 데뷔 <혈서>로 신인상 1961년 <신의희작>, <육체추> 발표 1946년 해방 후 귀국-자활건설대와 수감생활 1973년 도일 2010년 사망
윤리와 제도 ≪ 생존 죽음 문명에 대한 회의 경제적 고난 손창섭 보고서 전후 사회 Intro 전후(戰後) 사회?
손창섭 보고서 작가 손창섭 Intro 전후(戰後) 사회? 비정상적 인간의 속출 폐허 위 화전민과 같다는 의식 허무주의/ 냉소주의 유행
손창섭이 그리려고 한 것? 인간 혹은 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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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섭 보고서 Part 2 전후 인물 동주 『생활적 』 1959 전쟁 포로 경험 현재 백수 옆 방 순이의 죽어가며 내는 신음 소리를 듣고 동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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